미국 투자자금, 초단기 채권으로 대규모 유입
미국에서 복수의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와 현금 대기 상태에서 벗어나 초단기 채권 및 머니마켓 상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2023년 7월 한 달 동안만 약 128억 달러(약 18조 원)가 초단기 채권 ETF로 유입되었으며, 이는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과 장기채 부진이 맞물려 안전자산의 기준이 만기 짧고 유동성이 높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NB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의 불안정성과 현금성 자산의 수익률 한계로 인해 초단기 채권펀드 및 머니마켓 상품으로 자산을 이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방어적인 자산 배치로 이어지고 있다.
브룩우드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크리스토퍼 쿨리지는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을 약 2%에서 5%로 늘렸으며, 하이픈 웰스 매니지먼트의 사이러스 아미니 또한 장기 듀레이션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언급했다. 듀레이션은 채권 가격이 금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 상승기에 가격 하락폭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채는 일반적으로 현금성 자산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더 큰 금리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ETF(TLT)의 평균 연간 수익률은 -6.7%에 달하며, 7~10년 미국채 ETF(IEF)는 -1%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 국채가 포트폴리오의 완충재 역할을 안정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S&P 다우존스 지수는 미국 20년 이상 국채지수의 5년 연환산 수익률이 -6.57%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장기채가 주식 하락 시 손실을 자동으로 상쇄하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통념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장기 금리 변화에 민감한 상품보다 짧은 만기의 채권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초단기 채권펀드는 머니마켓 ETF보다 75~110bp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닝스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초단기 채권 ETF에 유입된 자금은 128억 달러에 달하며, 머니마켓 ETF의 7월 말 자산 규모는 240억 달러에 이른다.
초단기 채권은 현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채권형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 변동 및 신용위험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머니마켓펀드 역시 방어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로이터는 7월 15일 기준으로 머니마켓펀드의 평균 만기가 38일로 단축되었다고 전했다. 이는 펀드 운용자들이 금리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짧은 만기의 현금성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금 이동은 전통 금융시장 내에서 현금 관리 방식을 세분화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투자자들이 단순한 예금이나 장기 국채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과 수익률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초단기 국채와 머니마켓펀드를 포함한 금융 상품이 현금 관리의 수단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투자자들에게 미국에서의 자금 이동 패턴은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 심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주식과 장기채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같은 암호화폐에도 유동성 선호의 변화가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는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직접적인 자금 유입이나 유출 데이터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흐름은 암호화폐 가격 방향과 직접적으로 연결짓기보다 위험자산 선호 및 달러 유동성 변화를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