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부모, 북한 동결자금 약 260억 수령 판결
미국의 법원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모에게 약 260억원 규모의 북한 관련 동결자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은 11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의 베릴 A. 하웰 판사에 의해 발표되었으며, JP모건체이스 은행에 동결된 1713만1065.73 달러가 웜비어의 부모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이 자산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핵 과학자 A.Q. 칸 박사 네트워크와 관련이 있다. 웜비어의 부모는 이 자금이 북한의 자산으로 간주되어 자신들에게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은 A.Q. 칸 네트워크가 북한의 '대리인 또는 대행기관'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원고 측이 해당 자산의 실질적인 송금자가 A.Q. 칸 네트워크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북한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였다가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체포되어 15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약 17개월간 억류된 그는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되었으며, 귀국한 지 6일만에 사망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2018년 북한 정권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약 5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명령하였다. 이후 유족은 이 판결을 집행하기 위해 북한 관련 자산을 추적해 왔으며, 이번 JP모건체이스 은행의 동결자금도 그 결과물 중 하나로 확인되었다.
이와 함께, 유족은 유엔 제재 위반으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의 매각 대금 일부와 뉴욕주 당국이 동결한 약 24만 달러의 자산에 대한 권리도 인정받았다. 또 다른 투자자산으로는 뉴욕멜론은행에 예치된 약 220만 달러 이상의 북한 관련 자산이 있으며, 이 자산은 러시아 극동은행의 소유로, 유족은 해당 은행이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의 대리·대행 기관 역할을 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다. 법원은 이번 주장에 대해서도 유족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사건은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국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웜비어 사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응징이 아니라 인권과 정의를 위한 법적인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웜비어의 부모는 아들의 억울한 사망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북한 정권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계속해서 법적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