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 속 노사갈등, 소부장 경쟁력 흔든다
리노공업과 하나머티리얼즈가 사상 최대 실적 속에서도 창사 후 첫 파업·직장폐쇄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역대급 성과급이 협력사 직원들의 눈높이를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는 생산 차질이 국내 소부장 경쟁력 약화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뉴스 핵심
- 리노공업은 상반기 영업이익 1208억원(전년 대비 36.7%↑), 순이익 1063억원(50.9%↑)을 기록했지만 창사 후 첫 파업을 겪고 있다.
- 하나머티리얼즈는 2분기 영업이익 260억원(206.1%↑)에도 노조 가입률 60%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일시 직장폐쇄까지 벌어졌다.
-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인당 1000주 자사주(약 2억5700만원 상당) 지급을 요구했다.
-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배분 노사 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됐다.
리노공업·하나머티리얼즈, 왜 나란히 첫 파업을 맞았나
리노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 파업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리노공업지회가 설립됐고, 노조는 성과급을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올 상반기 매출 2430억원, 영업이익 12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36.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63억원으로 50.9% 급증했다.
하나머티리얼즈도 5월 새 노조가 설립된 뒤 전체 임직원 750여명 중 450여명이 가입하며 쟁의권을 확보했고, 일시적 직장폐쇄까지 벌어졌다. 2분기 매출은 901억원,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6%, 206.1% 늘었다. 노조 요구는 150개에 달하고,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 파업이 시작돼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리노공업·하나머티리얼즈 주가는 파업 소식에 어떻게 움직였나
25일 종가 기준 리노공업은 전일 대비 4.33% 오른 6만7400원, 하나머티리얼즈는 8.25% 오른 5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사상 최대 실적과 파업 이슈가 겹쳤지만 이날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전일과 같은 25만7000원, SK하이닉스는 0.42% 오른 167만8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에서는 DX부문 직원 중심의 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이 DS부문과의 보상 격차 해소를 요구하며 인당 1000주 자사주(25일 종가 기준 약 2억5700만원 상당)와 전체 성과 기반 성과급 지급을 사측에 요구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이 왜 협력사 파업의 도화선이 됐나
협력사 노사 갈등의 배경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급하는 역대급 성과급이 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성과급 배분과 관련한 노사 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됐다.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사이클은 아주 짧기 때문에 적기에 투자해야 미래 경쟁력이 생기는데 노조가 투자 재원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런 갈등이 길어지면 ASML·도쿄일렉트론·세메스 같은 핵심 장비 공급사 엔지니어 파업으로 번지거나 소재·부품 기업의 공급망 병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 전공정용 부품업체 관계자는 "생산 차질로 국내 생산 물량이 해외로 이전되면 국내 소부장 업계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노공업 관계자도 "수십 년간 거래해온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납품을 못 받으니 대만이나 일본 등 대체 회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성과급 기준 논의, 언제 매듭지어지나
재계에서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주주총회 의결 안건으로 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사회와 주총에서 이 문제를 견제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관련 부처 논의는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 동행노조와 회사 간 협상, SK하이닉스의 재합의안 마련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노공업·하나머티리얼즈의 파업이 언제 끝나고 생산이 정상화될지도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는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개별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리노공업·하나머티리얼즈는 노사 협상 결과와 생산 차질 여부에 따라 실적·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