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 AI 개발회사에 유료 서비스 이용 촉구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백과(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이 인공지능(AI) 개발사에게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의 보도에 따르면, 위키미디어 재단은 AI 개발자들이 유료 제품인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사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는 AI 개발사들이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위키백과의 방대한 콘텐츠를 대량으로 긁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위키백과의 콘텐츠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어, AI 모델 학습에 매우 적합한 데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무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키백과의 서버에 부담을 주고, 인간 이용자의 트래픽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인간 방문자는 8% 감소한 반면, 로봇 접속은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로봇들은 인간처럼 위장하여 탐지를 회피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유료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안전하게 확보하고, 서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위키미디어 재단은 AI 플랫폼이 위키백과의 정보를 인용할 때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이용자가 해당 출처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터넷에서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고, 위키백과에 대한 방문자 수가 줄어들 경우 자원봉사자와 기부자 수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미국의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인 셈러쉬(Semrush)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AI 모델들이 15만 건 이상의 답변을 내놓는 과정에서 위키백과가 26.3%의 인용 비율을 차지하며,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는 AI 요약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즉 트래픽과 매출 감소를 심화시키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일부 언론사는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롤링스톤과 더할리우드리포터 등의 매체를 소유한 펜스케미디어가 구글을 반독점 소송에 회부한 바 있다. 이들은 구글의 AI 오버뷰가 언론사의 트래픽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반면 구글 측은 AI 오버뷰가 검색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욱 다양한 사이트로 트래픽을 유도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위키백과의 유료 서비스 요구는 단순한 수익 모델을 넘어,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보인다. AI 기술 발전과 정보 공유의 상호작용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