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법원, 하반신 마비 딸의 안락사 중단을 요청한 아버지의 항소 기각
스페인 대법원이 하반신 마비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20대 딸의 안락사를 막으려는 아버지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로 인해 딸의 안락사 절차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2022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A씨는 그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후, 자신의 의지로 사망권을 행사하고자 법원에 요청하였다. 스페인에서 시행된 안락사 관련 법안에 따라 A씨는 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대법원은 아버지 B씨가 제기한 안락사 중단 요청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며, "신청인의 안락사를 승인하기 위한 모든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밝혔다. 아버지는 딸의 정신 상태가 충분히 자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2024년 4월에 법적으로 사망권을 행사할 수 있게 허가받았으며, 카탈루냐 지역의 안락사위원회는 그녀의 요청을 승인했다. 아버지 B씨는 딸이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고, 그녀의 질병이 '견딜 수 없는 신체적 혹은 심리적 고통'을 동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지면서 그녀의 안락사 계획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아버지의 소송 대리인인 보수성향 단체 '아보가도스 크리스아노스'는 대법원의 결정이 생명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아버지의 권리가 침해되었는지를 판단할 예정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1심 재판부가 하급심에서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A씨의 안락사를 허가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페인에서는 2021년 6월부터 안락사와 조력자살이 합법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스페인은 유럽연합 국가 중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에 이어 4번째로 안락사를 인정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생명권과 개인의 선택권 사이의 복잡한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의 법적 절차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