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WTO 개혁안 제출 및 새로운 무역 질서 설계자 자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개혁안을 공식 제출하며 새로운 국제 무역 질서의 설계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에 대한 반발로, 중국은 다자주의와 개발도상국 연대를 강조하며 미국 주도의 무역 질서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개혁안은 '개도국 특혜 포기'라는 전략을 내세우며 국제 무역 질서의 혼란을 해소하고 각국의 경제 체제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9일 상무부가 WTO 개혁에 관한 입장을 정리한 정책 문건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6월 WTO 개혁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이 제출한 첫 번째 공식문서로, 그간 중국은 WTO 개혁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2018년과 2019년에도 관련 입장서와 제안을 제출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문건은 ▲다자주의 지향 ▲발전 중심 ▲미래 지향 등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중국의 WTO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다자주의와 포용적 경제 세계화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하며, 현재의 무역 질서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WTO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은 특히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경제, AI, 녹색 전환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개발·발전'이 개혁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중국은 정부의 무역 왜곡 조치를 논의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각 회원국의 다양한 경제 체제와 발전 단계를 존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상무부 관계자는 이번 문서 제출을 통해 자국의 우려와 함께 다른 회원국들의 의견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최근 개도국 특혜를 포기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모든 WTO 협상에서 새로운 특별·차별 대우(SDT)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1년 WTO 가입 이후 24년간 누려온 개도국 혜택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해온 불공정 이득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개도국으로 간주되지만, 그 지위에서 얻는 혜택은 요구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혁의 필요성은 WTO 내부에서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를 WTO 개혁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개혁을 통해 무역 체제를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중견국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현재 WTO의 상황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의 이번 WTO 개혁안 제출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질서의 변화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세계 무역 시장에서 중국의 발언권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의 향후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