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168명 목숨 앗아간 원인은 담배꽁초였다
지난해 11월 홍콩의 '왕 푹 코트(宏福苑)'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건의 원인이 담배꽁초라는 영상 증거가 공개되었다. 이 화재로 16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사건 조사를 맡은 독립위원회는 최근 청문회를 열고 이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밝혔다.
독립위원회 수석 변호사 빅터 도스는 청문회에서 밝혔듯이, 화재의 가장 유력한 원인은 저층 유닛 사이 통풍구의 플랫폼에서 담배꽁초가 인화 물질에 불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해당 장소에서는 불에 탄 종이 상자와 담배꽁초가 발견되었으며, 이는 규정을 어기고 흡연한 사람들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시사한다. 화재 발생 당시 아파트는 유지보수 작업 중이었고, 외부에는 임시 구조물인 비계가 설치되어 있었다.
청문회에서 공개된 CCTV 영상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기 약 30분 전,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영상 속에서는 연기를 발견한 한 사람이 "누가 담배로 불을 냈느냐"고 질문하자, 다른 사람이 이를 부인하는 장면도 등장해 혼란을 더했다. 이후, 작업자 중 한 사람이 "비계에 불이 붙었다"고 외치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러나 도스 변호사는 이 노동자가 실제 화재의 원인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화재가 심각해진 이유로 가연성 그물망 사용, 화재 경보 시스템 비활성화, 계단 복도를 통한 방화 창문 제거 등을 지목하고 있다. 조사 결과, 8개 동 중 7개 동에서 화재 경보 시스템이 꺼져 있었으며, 작업 편의를 위해 계단 복도 창문이 제거되어 연기와 불길이 대피로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러한 안전 규정의 위반과 소방 호스 차단 같은 문제들도 참사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도스 변호사는 3억 3천만 홍콩달러(약 642억원)의 보수공사와 관련해 관련 당국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으며, 이번 화재는 용납할 수 없는 시스템적 실패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문회는 내달 2일까지 총 8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건은 아파트 화재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며, 후속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