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현금 고갈과 금리 상승, 반도체 투자 심리에 암운 드리워
30일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53포인트(0.33%) 상승한 5681.77로 개장했지만, 코스닥은 7.96포인트(1.20%) 하락한 654.72에 시작하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및 메타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동시에 이뤄진 ‘빅데이’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반등의 뚜렷한 신호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흑자 전환이 기대되던 반도체 부문에서의 투자 심리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빅테크의 현금 흐름 악화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발표가 있었지만, 이는 단기적인 반등을 이끌었을 뿐, 코스피는 결국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하방 지지선을 약 5000포인트로 보면서 본격적인 반등은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해결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기대하던 비둘기파적 신호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 목표치를 2%로 설정하며 금리 상승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에 더욱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동일 날에 발표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했다. MS는 잉여현금흐름(FCCF) 감소폭이 전년 대비 23%에 불과해 애프터마켓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메타는 EPS 감소와 90%에 가까운 잉여현금흐름 급감으로 급락했다. 과거 AI 투자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만큼, 현재는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동시에 유지하는 기업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중동 정세 악화도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군사적 경고 이후, 실제 공습이 이루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현재 10년물 국채금리가 4.67%에 육박하고, 30년물 국채금리는 5.21%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2%를 넘어서며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 증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52%, 1.74% 하락했으며, 반도체 기업을 포함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32% 급락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혼조세로 개장하게 되었다.
삼성전자가 특별배당 발표 후 한때 8% 이상 상승하며 코스피가 6000선 탈환을 시도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하며 결국 1.23%(69.68포인트) 하락한 5593.56으로 마감했다. 현재의 투자 심리는 앞으로의 시장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각 기업의 실적이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