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회전율 26년래 최고, 머니무브·당좌예금이 이끌었다
올해 2분기 국내 예금은행의 예금회전율이 4.9회로 2000년 2분기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반도체 기업의 활발한 자금 집행과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동이 겹친 결과이며, 일부에서는 이 수치가 2007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 신호로 보기도 한다.
뉴스 핵심
- 2분기 예금회전율 4.9회로 2000년 2분기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당좌예금 회전율 702.6회, 요구불예금 회전율 22.7회로 반도체 기업의 자금 집행 확대가 뚜렷했다.
- 개인 투자자의 머니무브와 예금 잔액 6.1%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며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졌다.
예금회전율 4.9회, 무엇이 얼마나 빨라졌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집계 결과 2분기 예금회전율은 4.9회로, 분기 기준으로 2000년 2분기(5.3회) 이후 가장 높았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 3.8회보다 거의 30% 뛰었고, 4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왔다.
이 지표는 1996년 연 8.9회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낮아져 2005년 3.0회까지 내려앉았고, 이후 20년 가까이 3~4회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만큼 최근의 상승 폭이 이례적이라는 뜻이다.
- 2분기 예금회전율 4.9회 = 26년 만의 분기 최고치
- 전년 동기(3.8회) 대비 상승률 약 30%
내 통장과 무슨 상관인가, 머니무브가 답이다
수치 상승의 한 축은 개인 자금이 예금에서 증시로 옮겨가는 흐름, 이른바 머니무브다. 코스피가 상반기 내내 강세를 지속하면서 은행과 증권 계좌 사이를 오가는 대기자금이 늘었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며 만기가 긴 예금에 돈을 오래 묶어두기를 꺼리는 심리도 겹쳤다.
개인·법인이 함께 쓰는 보통예금 회전율도 지난해 2분기 9.4회에서 이번 분기 12.3회로 올라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계좌에 들어온 돈이 예전보다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 보통예금 회전율 9.4회→12.3회, 2016년 4분기 이후 최고
기업 자금은 왜 이렇게 빨리 움직였나
기업이 즉시 인출 가능한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2.7회로 전년 동기 17.1회보다 32.7% 늘어 2015년 4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 중 수표·어음 발행에 쓰는 당좌예금 회전율은 702.6회로 23.5% 올라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수출 대기업들의 자금 집행이 잦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기업담당 임원은 "올 초부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수조 원 규모의 예금을 수시로 여러 은행 단기 예금에 예치하고 또 필요한 경우 여유자금을 조기 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요구불예금 회전율 22.7회, 10년 만에 최고
- 당좌예금 회전율 702.6회,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
예금 잔액은 늘었는데 왜 경고가 나오나
회전율이 오르는데도 2분기 예금은행 총예금 평잔은 223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103조6000억원보다 6.1% 늘었다. 잔액 자체는 커졌지만 통장을 드나드는 돈의 속도가 그보다 더 빨라졌다는 의미다.
2000년 이후 분기 최고치는 그동안 2007년 4분기 4.8회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자산시장이 과열됐던 시기였다. 올해 2분기는 이를 0.1회 차로 넘어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높은 예금회전율은 증시와 환율, 금리가 모두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방향성을 찾기 위한 돈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2분기 총예금 평잔 2231조8000억원, 전년比 6.1% 증가
- 2007년 4분기(4.8회) 이후 최고, 당시는 금융위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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