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집행률 20%, 국부펀드까지 또 만든다
국민성장펀드는 승인액 13조8568억원 중 20%인 2조8639억원만 실제 집행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산업통상부 등 부처마다 유사한 정책펀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어, 과거 뉴딜펀드·성장지원펀드 등에서 반복됐던 저조한 회수 성과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 핵심
- 국민성장펀드는 승인액 13조8568억원 중 2조8639억원만 실집행돼 집행률이 20%에 머물렀다.
- 저리 대출 부문 실집행률은 10%, 간접투자 부문은 집행 실적이 사실상 없다.
- 금융당국은 올해 지원 규모를 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산업통상부·방위사업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유사한 정책펀드를 별도로 추진 중이다.
국민성장펀드, 승인액 중 얼마가 실제로 풀렸나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는 올 상반기까지 해상풍력 발전사업 등 21개 프로젝트에 13조8568억원을 지원하기로 승인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 흘러간 자금은 2조8639억원으로 승인액의 약 20%에 그쳤다.
지원 방식별로 보면 온도차가 크다. 저리 대출은 4조115억원 승인에 실집행률 10%, 가장 큰 금액이 걸린 인프라 투융자는 6조8662억원 승인에 1조원 남짓만 집행됐다. 첨단일반펀드·프로젝트펀드가 아직 조성되지 않아 간접투자 부문은 집행 실적이 사실상 없고, 그나마 직접투자만 승인액의 절반가량이 풀리며 속도가 가장 빨랐다.
내 계좌와는 무슨 관계가 있나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관련주에 실제 투자금이 흘러가는 통로다. 승인액 대비 실집행이 20%에 그친다는 건 관련주가 정책 발표만큼 빠르게 자금 수혜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펀드는 국민 참여형 온오프라인 판매 방식으로도 개인 투자자에게 열려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한 지 아직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투자를 요청한 기업마다 자금이 필요한 시점이 제각각이라 집행까지 시차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당초 목표한 대로 집행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왜 부처마다 비슷한 펀드를 따로 만드나
대표 정책펀드인 국민성장펀드가 속도를 못 내는 사이에도 다른 부처들은 비슷한 성격의 펀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0조원 규모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를, 기획예산처는 200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각각 추진 중이다. 둘 다 인공지능·반도체·원전·우주·양자 등에 장기 투자한다는 점에서 첨단산업 12개 분야를 지원하는 국민성장펀드와 뚜렷한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부의 산업성장펀드, 방위사업청의 방산기술혁신펀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혁신펀드도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 한 대형 로펌 고문은 "정부부처가 새로운 정책을 잘 포장하거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정책펀드"라며 "당장 정책펀드를 만든 담당자가 떠나고 나면 나중에는 부처 내에서도 관심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책펀드는 어떻게 끝났나, 다음에 볼 것은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보면 문재인 정부 성장지원펀드는 9조3993억원이 투자됐지만 올 상반기 말 기준 회수액은 5조9910억원에 머물렀고, 자펀드 55개 중 청산된 곳은 아직 없다. 같은 시기 소부장펀드는 투자액 1조4334억원 대비 회수액 5479억원, 뉴딜펀드는 투자액 9조9853억원 대비 회수액 2조9243억원으로 회수율 29.3%에 그쳤다.
이후 조성된 혁신성장펀드도 13조4491억원 조성분 중 투자 실적은 4조5025억원, 회수 실적은 4327억원에 불과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정책펀드 만능주의처럼 부처별로 우후죽순 펀드가 만들어지기만 하고 실질적인 성과는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성과 달성을 위해선 범정부 차원의 정책펀드 종합 관리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성장펀드의 하반기 집행 실적과 40조원 확대분의 소진 속도가 다음 확인 포인트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정책펀드 집행 현황을 전달하는 정보이며 특정 종목이나 펀드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 투자 판단은 본인 책임 아래 이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