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모펀드 차입금 한도 사전규제 반대 입장표명
금융당국이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모펀드(PEF) 차입금 한도에 대한 사전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홈플러스의 회생 사례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고차입 경영 문제로 비판받으면서 국회에서 새로운 규제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15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의 차입금 한도를 현재의 순자산 400%에서 200%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사전규제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지난 6월 대표발의한 바 있다. 홈플러스 사태에서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입을 통해 회사를 인수한 뒤 매각과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으며, 이는 규제 추진의 배경이 되었다.
금융위는 국회 검토보고서에서 "사전규제는 구조조정을 방해하고 불확실성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였다. 금융당국은 대신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차입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외부 평가를 거쳐 사후보고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는 투자 시장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도 무차별적인 차입 규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형 기관전용 사모펀드가 주도한 142건의 인수합병 중 93%가 LBO(차입형 인수)를 통해 이루어졌으나, 차입비율이 100%를 넘은 사례는 단지 11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오히려 높은 레버리지 비율은 일반 사모펀드에서 더욱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규제가 일반 사모펀드 시장을 축소시킬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PEF협의회는 해외와의 형평성을 강조하며, 펀드 설정 초기에는 출자금 납부 전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므로, 최소 6~12개월은 차입비율 한도를 초과할 수 있는 예외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B 업계 또한 일률적인 사전규제가 국내 중소형 PEF만 옥죄고, 해외 대형 PEF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규제 차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자산 매각 및 고배당 문제가 사모펀드뿐 아니라 다른 대주주 체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자본시장법 개정 대신 상법 개정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더 합리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들은 글로벌 사모펀드가 자금을 모집할 때 한국 투자자를 LP에서 제외하는 형태로 자본시장법 규제를 쉽게 회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권이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고, 금융당국은 절충안을 내놓으며, 업계는 형평성과 예외 조정을 요구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사안이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제도 개편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투자 환경에 불확실성만 키울지는 향후 국회 논의 및 금융당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