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미국의 인프라 부양책
베일 벗은 미국의 인프라 부양책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65일 만에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자리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하는 주요 과제와 국정운영 방향, 그리고 향후 미국 정가에서 부각될 이슈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핵심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 내용을 4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이든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내세운 분야가 코로나19 대응 성과다. 실제로 취임 100일까지 코로나19 백신 1억 회 접종이란 대선 공약을 조기 달성한 데 이어 같은 기간 2억 회 접종이란 새 목표까지 제시했다. 앞으로 35일이 지나면 학교 정상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둘째, 2024년 재선 출마 의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내 계획은 재선에 출마하는 것이고 그것이 나의 기대” 라고 답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나이 때문에 단임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언론들은 4년 뒤 전임 트럼프 대통령과의 재대결 가능성에 대해서 흥미성 기사를 쏟아냈다.
셋째, “친이민정책이 멕시코와 남부 국경지대에 밀려드는 중남미 이민자 급증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날씨가 풀리는 연초에 이민자 급증은 반복되는 일” 이라고 반박하면서 오히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이민 정책이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이민을 늦추지도 못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부모 없는 미성년 밀입 국자들이 열악한 조건의 시설에 수용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 이민정책에 있어서는 반트럼프 기조를 유지할 것을 명확히 했다.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나 영향력에서 세계 최강대국이 되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 임기 내에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로 대표되는 미래산업 분야 투자를 통해 미국이 중국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민주주의 가치와 동맹을 통해 중국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천문학적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의 부상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바이든 대통령은 며칠 후 미국 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해 구체적 실행 방안을 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펜실 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방문해서 ‘미국 일자리 계획 (American Jobs Plan)’을 발표했는데 그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8년에 걸쳐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2조 250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고속도로, 항만, 대중교통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재건에 약 6500억 달러를 투입한다. 또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가정 돌봄에는 4000억 달러, 주택 인프라에는 3000억 달러, 미국 제조업 부흥에는 3000억 달러가 투입된다.
세부적으로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10개의 주요 교량과 1만 개의 다리를 포함해 도로 개선작업에 1150억 달러를 투입한다. 전미여객철도공사인 암트랙에 8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오는 2030년까지 50만 개의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포함해 주정부와 지방 정부에 1740억 달러를 지원한다.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부양책에서 언론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계획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발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 제조업의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면 서 가장 중요한 분야로 반도체를 지목해왔으며 지난 2월 24일에는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100일 간 검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지난 3월 23일 미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 인텔이 200억 달러를 들여 미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제조공장 두 곳을 짓고 2016년 접은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와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위한 재원에 대해서는 향후 정치적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은 고소득층과 기업에 대한 증세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인세 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고 연소득 4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이들에 대한 세금을 인상함으로써 인프라 부양책 재원을 충당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증세 계획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미 의회에서 증세 법안이 통과되려면 상, 하원에서 각각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이지만 상원의 의석수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나눠 갖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내에서도 대규모 인프라 법안의 단독 처리에 대해 반대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40년 경력의 정치 베테랑인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하겠다.
퍼온기사 http://www.chiefexe.com/news/ArticleView.asp?listId=MzAwMXx8bGltaXRfZmFsc2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