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CPI 둔화 속 -28% 급락…장기 서사는 여전히 유효할까?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4%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지만, 비트코인(BTC) 투자자들이 '왜 이 자산을 보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자리 잡아온 만큼, 물가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이 자산에 대한 서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인 앤서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는 최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진짜 도전은 고물가가 실감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이 자산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는 '제한된 공급'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가 더 발행될 때 비트코인은 더 높은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폼플리아노는 또한 비트코인과 금이 장기적으로 훌륭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2.7%에서 1월 2.4%로 감소하여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됐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Mark Zandi)는 미국 인플레이션 실태가 수치로 나타나는 것만큼 긍정적이지 않다고 경고하며 낙관적 전망에 제동을 걸었다.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공급이 제한되어 있어, 법정화폐 가치가 하락할 때 대안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간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와 통화량 증가가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진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어 있다. 암호화폐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최근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상태인 9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현재 비트코인은 1BTC당 68,850달러(약 9,945만 원)로 거래되고 있으며,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약 28.62%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이클에서 이미 고점이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과 조정 구간일 뿐이라는 상반된 의견이 분분하다.
폼플리아노는 "단기적으로 디플레이션 성향이 작용하면서 사람들이 통화를 더 찍어내고 금리를 낮추자고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그 영향이 즉각적으로 체감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통화 슬링샷(monetary slingshot)'이라고 표현했다. 물가 하락과 통화완화의 동시 진행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안정된 상황으로 보이지만, 결국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격의 급등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폼플리아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이라는 명분 아래 통화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을 예상하며,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를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의 약세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한 달 간 미국의 달러 지수(DXY)는 2.32% 하락해 96.88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긴축 정책이 정점에 이른 이후 점차 힘을 잃고 있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 글로벌 규제 문제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며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 조정을 겪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