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자금, 규제 강화로 해외로 빠져나가… 하반기 90조 원 유출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강화된 규제로 인해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하반기 동안 해외로 유출된 가상자산 규모가 약 600억 달러, 한화로 약 90조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전 반기 동안의 522억 달러(약 78조9,000억 원)에서 약 14% 증가한 수치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의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물론, '트래블 룰'에 따라 적용되는 거래는 이전보다 감소했다. 등록된 사업자를 통해 이루어진 100만 원 이상의 해외 전송 거래는 상반기 20조2,000억 원에서 하반기에는 15조6,000억 원으로 약 23% 줄어들었다. 이러한 감소는 규제를 피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외형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 계좌 수는 약 1,110만 개로 3% 증가했고, 고객 예치금은 약 81조 원 규모로 31% 급증했다. 그러나 거래소의 영업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하면서, 운영 중인 18개 거래소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약 3,807억 원을 기록해 상반기 대비 38% 감소했다. 이는 이용자 수는 늘어났지만 거래량 감소와 시장 가격 하락의 결과로 판단된다.
국내 규제 환경의 강화는 이와 같은 자금 이동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2027년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도입할 예정이며, 현재 AI 기반의 자금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주요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빗 등은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규정을 위반하여 제재를 받았으며,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불법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카드사 및 관세청과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가 지속되면, 투자자들은 보다 자유롭고 유연한 거래 환경을 모색하게 되어 해외 거래소 뿐만 아니라 디파이(DeFi)와 같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비공식적인 채널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자금 유출과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글로벌 크립토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균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BTC)의 가치가 최근 7만1,000달러 선에서 반등하면서 시장은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규제 환경 및 자금 흐름 변화가 향후 가상자산 가격과 유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규제 완화 여부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 방향성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