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ETF 신청서에서 드러난 월드코인(WLD)의 중앙화 문제
그레이스케일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월드코인(WLD)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서에 따르면, 전체 유통 중인 월드코인 중 약 90%가 단 100개의 지갑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샘 올트먼이 강조해 온 '모두를 위한 코인'이라는 비전과는 상반되는 구조로, 월드코인에 대한 중앙화 논란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20일 제출된 S-1 등록 서류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은 나스닥에 'GWLD'라는 티커로 ETF 상장을 신청했으며, 위험 요소 설명에서 상위 100개의 WLD 지갑이 전체 유통량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는 해당 프로젝트의 초기 백서에서 언급된 "대부분의 WLD 토큰이 검증된 개인에게 배분될 것"이라는 내용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문제는 상위 지갑의 집중 현상만이 아니다. 서류에는 월드체인(World Chain)의 시퀀서가 중앙화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업그레이드 및 관리 기능이 월드재단(World Foundation), 툴즈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 옵티미즘(OP) 등 일부 주체에 의해 조율되고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거버넌스 토큰인 WLD는 실제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의 의사결정 체계는 여전히 월드재단이 주도하고 있다.
월드코인은 그동안 '1인 1표' 민주주의에 기초한 탈중앙화를 강조해 왔으나, 이번 그레이스케일의 공시에 따르면 토큰의 배분 및 운영 방식은 이러한 주장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특정 지갑 주소가 이더리움과 월드체인을 연결하는 브리지와 관련이 있다며 여러 사용자를 대표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시장에서도 부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LD는 현재 0.4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올해 들어 20% 하락했다. 지난해 3월 11.74달러에 비해 96%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토큰 분배와 거버넌스의 중앙화가 계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월드코인의 장기적인 신뢰 회복은 탈중앙화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론이 우세하다.
그레이스케일의 ETF 신청서에서 드러난 WLD의 중앙화 리스크는 이미 시장에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격 역시 고점 대비 96%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는 크게 훼손된 상태다. 공식 서류에서 위험 요소로 명시된 점은 기관 투자자들도 이 문제를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큰의 집중도는 가격의 변동성과 밀접하게 연결되므로, 대규모 매도 리스크를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TF 추진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구조적 중앙화가 해소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상승 동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실제 거버넌스 참여 여부와 탈중앙화 진행 속도를 핵심 체크 포인트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