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수사협력 절차 변화로 자금세탁 추적에 지장 초래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전세계 수사기관과의 협력 방식에 변화를 주어 자금세탁 추적 및 범죄 대응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낸스는 2025년 4월부터 특정 국가의 수사기관과 정보 공유 절차를 수정하며 사용자 정보 접근이 이전보다 복잡해지도록 했다. 이는 특히 사기 사건이나 자금세탁 조사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 변화는 지난 6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 수사기관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로 제기됐다. 유럽 5개국의 경찰 관계자들은 바이낸스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이전에는 바이낸스가 직접 수사기관의 요청에 응답했으나, 이제는 이러한 요청의 대부분이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를 통해 처리되어 응답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브루클린 지방검사실의 검사 알로나 카츠는 "기록을 얼마나 신속하게 확보하는지가 사건의 결과를 결정짓는다"며 지연이 수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전세계 수사기관은 '상호 법률 지원 조약(MLAT)'을 통해 요청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 기존에 비해 정보 확보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MLAT는 국가 간 공식적인 증거 교환 절차로, 법적인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처리 기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바이낸스 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협력이 약화되지는 않았고 오히려 매년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대변인은 "규제와 데이터 보호 환경이 복잡해진 가운데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통 금융기관 수준 이상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아동 성착취, 테러, 생명 위협과 같은 긴급 사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속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미국 법무부(DOJ) 내부 메모에서도 바이낸스로부터 자산 동결 및 압수 협조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경고가 나온 이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포춘은 바이낸스가 이란 관련 의심 거래를 조사하던 내부 컴플라이언스 직원을 해고했다고 보도하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결국 이번 정책 변화는 규제 준수와 수사 협력 간의 균형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로 해석된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거래소의 역할과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거래소 선택 시 단순한 수수료뿐만 아니라, '규제 대응 능력'과 '법적 안정성'을 함께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 글로벌 공조 체계 변화에 따라 AML(자금세탁 방지) 관련 정책이 시장의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