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리플(XRP)과 협업하여 출시한 한정판 ‘XRP 마스터카드’가 애플 앱스토어 금융 부문에서 16위에 올라섰으며, 이는 경쟁사 코인베이스(Coinbase)의 앱을 초월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 카드의 출시와 함께 제미니 앱의 사용량 증가가 두드러지며, 오랜 시간 동안 시장을 선도했던 코인베이스의 영향력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XRP 마스터카드는 미국 사용자들에게 일상 결제 시 최대 4%를 XRP로 즉시 캐시백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마스터카드와 웨브뱅크(WebBank)가 발급하며, 제휴 매장에서 구매 시 최대 10%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포인트 적립의 지연 없이 즉시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이러한 특혜가 많은 사용자들을 유입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카드 출시로 제미니는 리플로부터 7,500만 달러(약 1,042억 원)의 신용 지원을 받았으며, 양사는 이 지원 금액을 최대 1억 5,000만 달러(약 2,085억 원)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XRP 카드 출시는 암호화폐가 실제 결제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또한 리플의 스테이블코인인 RLUSD는 현재 미국 현물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제미니의 대출 상품에도 이미 사용되고 있다. RLUSD는 현재 약 6억 4,000만 달러(약 8,896억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달러 연동 토큰 중에서도 상위 6위 안에 드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제미니 측은 이번 카드 출시가 단순한 보상 제공의 한계를 넘어, 투자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제미니 플랫폼에서 XRP 적립을 선택한 사용자들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450% 이상의 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카드 출시에도 불구하고 제미니의 재무적 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다. 2025년 상반기 제미니는 2억 8,250만 달러(약 3,91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40만 달러(약 576억 원)손실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다. 그럼에도 이번 XRP 카드 출시는 제미니에게 있어 드문 경쟁적 승리이자, XRP 기반의 글로벌 결제 및 정산 시스템 확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 XRP 금융 상품이 단순한 단기 성과로 끝날지, 아니면 시장 판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지는 업계의 큰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XRP와 RLUSD 생태계의 실제 사용 확장이 본격화될지에, 그리고 제미니가 암호화폐 업계 내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향후 실적과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