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이후 온체인 옵션이 주목받는 이유와 그 흐름
10월 10일의 가상자산 시장 급락은 영구선물(perps) 레버리지를 약 190억 달러(한화 약 28조 4295억 원)를 청산시키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전체 시가총액은 한때 약 50% 가까이 감소하는 등, 파생시장에서의 쏠림 리스크가 다시금 부각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수축하는 시장 환경에서도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분야가 있다. 그것은 블록체인 위에서 직접 생성되고 거래되는 '온체인 옵션' 플랫폼이다.
온체인 옵션 앱인 디라이브(Derive)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닉 포스터는 시장의 변동성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일 중 하나"라며, 영구선물이 모든 금융상품의 종말이 아님을 드러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파이라마(DefiLlama)의 데이터에 따르면, 3월부터 온체인 암호화폐 옵션의 프리미엄 거래량이 5100만 달러(약 763억 2660만 원)를 넘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핵심 자산을 대상으로 한 온체인 옵션이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비트코인 선물거래 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거래는 10월 정점 대비 약 56% 감소하였고, 비트코인 가격도 10월 사상 최고치 대비 43% 하락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고배율 베팅 대신 옵션을 활용하여 리스크를 구조화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영구선물 거래소가 초기 온체인 수익(일드) 시장을 주도하고, 낮은 위험으로 에어드롭을 노리는 자금이 몰려 연 20%의 수익을 기대하는 전략이 유행했다. 하지만 10월 10일 이후 시장 여건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이러한 방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온체인 옵션이 이러한 공백을 채우게 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온체인 옵션은 과거의 전통 금융에서처럼 옵션이 수익과 위험을 구조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첫 실용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옵션은 기초자산 가격의 상승 또는 하락에 대한 '권리'를 사고파는 파생상품으로, 손익 구조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온체인 옵션 시장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왔다. 기술적 제약, 제한된 수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여러 시도가 실패했으나, 2024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가 공개적으로 업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고,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고객에게 소액의 비트코인 편입을 권고하며 '기관화' 세력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 익숙한 옵션 거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디라이브와 같은 온체인 옵션 플랫폼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신생 파생 앱인 카이언(Kyan)도 경쟁에 나서고 있다. 카이언의 창립 기여자인 코지(Cozy)는 "참여자들이 100% 탈중앙화에 집착하기보다는 투명성을 중시하면서도 성능을 위한 타협을 수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두 플랫폼은 옵션과 영구선물을 통합하여 제공하며, 포트폴리오 마진 같은 기능으로 자본 효율을 높여 중앙화 거래소와의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