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업계에서 해킹의 위협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 기업인 펙쉴드(PeckShiel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8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암호화폐 해킹 피해 규모는 총 1억 6,300만 달러(한화 약 2,267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전월 대비 15%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까지 누적 손실액은 40억 달러(약 5조 5,600억 원)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주요 거래소와 개인 사용자 모두에게 심각한 보안 위험을 시사한다.

가장 큰 피해 사례는 9,100만 달러(약 1,265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BTC) 탈취 사건이다. 이 사건은 오랜 기간 보유 중이던 지갑에서 사회 공학 기법을 통해 발생했으며, 정밀하게 기획된 공격의 결과로 보인다. 더욱이, 터키의 대형 거래소인 비트크튀르크(BtcTurk) 역시 또 다시 해커의 표적이 되어 최종적으로 5,000만 달러(약 695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이 거래소는 지난해 6월에도 5,400만 달러를 해킹당한 바 있다.

다른 피해 사례로는 밈코인 중심의 런치패드인 Odin.fun이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으로 700만 달러(약 97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은행을 지향했던 디파이(DeFi) 플랫폼 BetterBank.io는 Zokyo의 보안 감사 직후에도 500만 달러(약 70억 원), 신규 대출 프로토콜 CrediX는 450만 달러(약 63억 원)를 각각 탈취당해 보안 점검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펙쉴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해킹 사건의 23%가 개인 지갑을 겨냥했으며, 이는 단순히 플랫폼의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 사용자들의 취약한 보안 습관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실질적인 위협을 내포한 '렌치어택(wrench attack)'과 같은 폭력적 공격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기마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는 암호화폐 사용률이 높은 국가인 미국, 독일, 러시아, 캐나다 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암호화 기술의 보안 개선이 급선무임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해킹 사고의 빈발 이유로 "대부분의 보안 시스템이 사후 대응에는 강하지만, 사전 예방에는 미비하다"고 지적하며, 다층적인 보안 체계와 리스크 시뮬레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 시점에서 보안은 단순 투자보다 우선해야 할 중대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