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무기한선물 소송, 미국의 제도화 시험대에 올라
CME그룹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암호화폐 무기한선물 승인 결정을 두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약 60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무기한선물 시장의 미국 내 제도화가 법원의 판단으로 귀결되고 있다. CME는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CFTC와 마이크 셀릭 CFTC 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주된 쟁점은 예측시장 플랫폼인 칼시(Kalshi)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가 암호화폐 무기한선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 CFTC의 결정이다. CFTC는 지난 5월 29일 칼시의 비트코인 무기한선물을 승인한 바 있다.
무기한선물(perps·퍼프)은 만기일이 없는 파생상품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기초자산에 대해 가격 변동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거래된다. 이 상품은 이미 미국을 넘어 해외에서 주요 거래 상품으로 자리잡았으며, 특히 비트코인 가격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ME의 소송은 상품의 분류 문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선물 상품은 만기가 필요한데 반해, 무기한선물은 만기가 없기 때문에 CFTC가 이를 선물로 분류하는 것이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이다. 만약 무기한선물이 스왑으로 분류되면, 그에 따른 증거금, 등록, 세제 등의 다른 규제 체계가 적용된다. CME의 테리 더피 회장은 "스왑의 정의는 명확하다"며 "두 당사자가 대금을 주고받으면 그것은 스왑으로 간주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CFTC가 이들을 선물로 분류함으로써 스왑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ME는 칼시의 무기한선물 승인 하루 전에 신청서가 제출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이는 정식 규칙 제정 없이 정책 성명과 개별 심사로 시장을 개방하였다는 점에서 절차적 논란을 낳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전통 상품시장으로도 확대되었다. CME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의 24시간 거래 신속 처리를 추진했으나 CFTC가 이를 저지한 바 있다. 셀릭 위원장은 CME가 "중대한 쟁점을 두고 위원회의 합리적 분석을 무시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며, CFTC는 이번 소송에 대한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규제 개편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CME를 기존의 사업자로 간주하며, 이들이 규제를 활용해 신규 경쟁자의 진입을 저지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정책센터의 제이크 처빈스키 대표는 "미국 최대 거래소가 자기 규제 기관을 공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CME가 누구에게도 이러한 상품을 발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반면, 리즈 데이비스 데이비스라이트트리메인 파트너는 "크립토에서 시작된 무기한계약은 전통 상품과 성격이 다르다"며 주말 유동성, 증거금, 커스터디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CFTC는 원래 5인 위원체제로 운영되지만 현재는 셀릭 위원장 한 명만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결정 프로세스와는 다른 진행 방식으로, 절차적 문제에 대한 주목을 받게 하고 있다. TD코웬의 재럿 사이버그 연구원은 CME가 법적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절차문제와 상품 분류가 법원의 판단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시장은 이미 CME와 CFTC의 갈등에 반응하고 있다. 칼시는 첫 무기한선물 상품 출시 후 일주일도 안 되어 거래대금 1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향후 법원이 CFTC의 결정을 지지할지 아니면 스왑 규제 틀로 돌아갈지에 대한 판결이 미국 무기한선물 제도화의 향방을 정하는 중요한 순간이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