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수급 구조가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에 따르면, 현재 기관투자자들이 채굴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비트코인의 유동성과 시장 가격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2025년까지 기업들이 매입한 비트코인의 수량은 총 63만 8,617개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기업 구매량인 12만 290개에 비해 무려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과거 채굴자들이 공급하던 물량을 이제는 대기업의 재무부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와 블랙록이 출시한 ETF 상품들은 2024년과 2025년 동안 각각 30만 66개, 38만 1,037개의 비트코인을 흡수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최근 2년간 기관의 수요가 총 100만 코인에 달하며, 현존하는 공급 속도를 압도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공급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느려지고 있으며, 연간 새롭게 발행되는 코인은 약 16만 6,000개에 그치고 있다. 향후 2028년에서 2032년까지의 반감기 동안 추가로 채굴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은 총 33만 개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에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추가 분량을 캘 때까지는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하며,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 상승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공급 곡선이 완만하게 변화하는 반면, 수요 곡선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격의 가치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기업과 ETF 운용사들이 비트코인을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의 핵심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는 시장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채굴자들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있으며 시장 내 가격 형성력은 기관투자자들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보이지 않는 ETF 공급 위기'라고 지칭하며, 향후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이 마련되지 않으면 급격한 가격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매입이 가속화될수록 시장의 유동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변화는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향후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