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차이나머천츠은행의 자회사인 CMB인터내셔널이 홍콩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식적으로 개설했다. 이번 거래소 출범은 중국 국영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디딘 첫 사례로, 홍콩이 가상자산 중심 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이뤄진 점이 주목받고 있다.

CMB인터내셔널은 최근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7월 중순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곧바로 이어진 행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라이선스를 통해 CMB인터내셔널은 법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식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다.

이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에 대한 24시간 거래가 지원되며, 서비스 이용자는 홍콩에서의 '전문 투자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은행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일반 투자자는 이 거래소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이는 특정 투자자층을 대상으로 한 거래소 운영 전략을 나타내고 있다.

차이나머천츠은행은 총 자산 규모가 약 1조 7,000억 달러(약 2,363조 원)로 중국 내에서 상위권 대형 은행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CMB인터내셔널은 이 은행의 해외 투자 부문을 담당하는 핵심 자회사이다. 해당 은행의 시가총액은 약 1,531억 6,000만 달러(약 2,129조 원)에 달해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상당히 크다.

이번 발표는 중국 본토에서 여전히 암호화폐 거래가 금지된 상황 속에서 홍콩이라는 규제 허브를 활용해 새로운 투자 경로가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홍콩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면서 아시아 디지털 자산의 중심지로의 자리매김을 노리고 있다. CMB인터내셔널의 거래소 출범은 이러한 흐름에 중국계 대형 금융기관이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CMB인터내셔널의 거래소 개설은 암호화폐 분야에서의 중국 국영은행의 입장 변화를 드러내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홍콩의 금융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발걸음이 향후 아시아 지역에서의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