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제인스트리트 상대 57조 원 규모 소송 제기…디페그 국면에서 '비공식 정보' 활용 주장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의 파산 관리인(관재인)이 글로벌 퀀트 트레이딩 업체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를 상대로 57조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주장은 2022년 5월 테라USD(UST) 디페그 폭락 상황에서 제인스트리트가 '비공식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은 테라 생태계의 붕괴에 따른 책임 공방을 다시 법정으로 이끌어냈다.
소송은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제출되었으며, 테라폼랩스의 법원 지정 플랜 관리자 토드 스나이더(Todd Snyder)는 제인스트리트가 "시장 관계를 악용해 역사상 가장 중대한 크립토 사건 중 하나에서 시장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스나이더는 제인스트리트가 UST의 붕괴를 이용해 '발행·소각(mint-and-burn)' 구조의 약점을 노린 거래를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디페그로 인한 급락에 베팅했다고 시사했다.
소송의 주요 쟁점은 디파이(DeFi) 시장의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공급자인 커브(Curve)의 '커브 3풀(3pool)'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금 인출 사건이다. 테라폼랩스는 유동성 조정을 이유로 1억5천만 달러를 사전 공지 없이 인출한 후, 10분도 되기 전에 제인스트리트와 연관된 지갑에서 추가로 8천5백만 달러를 인출한 정황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타이밍이 단순한 '영리한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테라폼랩스 측의 논리다.
제인스트리트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소송을 "정상적인 시장 활동에서 돈을 뜯어내려는 필사적인 시도"로 규정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손해배상 소송을 넘어서서 디파이 시장에서 ‘특권적 접근(privileged access)’의 경계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제기하고 있다. 만약 법원이 비공식 정보의 사용을 인정한다면, 마켓메이커, 발행 주체, 프로토콜 운영자 간의 관계는 더 엄격한 법적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러한 사건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서, 테라 사태 이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이 부각된 가운데, 주요 담보형 스테이블코인들이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는 현상을 감안할 때, 정부 당국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소송은 테라폼랩스가 지난해 제기한 점프트레이딩(Jump Trading)과의 관련 소송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전망에 따라 디프이 및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법원은 향후 증거개시 단계로 넘어가며 제인스트리트는 거래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내역 등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당시 고빈도 매매와 디파이 유동성 간의 관련성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소송은 '선행매매'라는 정황을 밝혀내고, 정보 비대칭이 수익을 좌우하는 암호화폐 시장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투자자들은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