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암호화폐 ETP에 자금 유입…후반 투자심리 급락
지난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시장이 완전히 하락세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었다. 그러나 주 후반에 들어 '극도의 공포'라는 심리가 확산되며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임을 엿볼 수 있다.
코인셰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암호화폐 ETP에 6억1900만 달러(약 9,217억 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주 10억 달러(약 1조 4,891억 원)의 유입에 이어 두 주 연속으로 플러스 흐름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5주 동안 약 40억 달러(약 5조 9,564억 원)가 이탈한 뒤 반등 국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스크오프(위험회피) 투자 심리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코인셰어스 보고서에 의하면, 주간 기준으로는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동안 8억2900만 달러(약 1조 2,343억 원)가 빠져나가며 후반에는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약화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 우려가 커지면서 에너지 위기 가능성이 대두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스 리서치 헤드는 "유가 상승이 약한 고용 지표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상쇄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스트레스가 있는 시점에서도 자산군 전반에 대한 심리는 '대체로 긍정적'임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자금 유입의 중심은 비트코인(BTC) ETP로, 지난주에만 5억2100만 달러(약 7,758억 원)가 유입되며 주간 성과를 이끌었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ETP는 연초 이후 1억1700만 달러(약 1,742억 원)의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연초 누적으로 4억800만 달러(약 6,074억 원)가 순유출된 점을 고려하면, 최근 2주간 유입 강도가 상당했다고 할 수 있다.
알트코인 ETP도 전반적으로 동반 유입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8600만 달러(약 1,280억 원), 솔라나(SOL)는 1500만 달러(약 223억 원)의 순유입이 기록되었다. 그러나 엑스알피(XRP)는 3000만 달러(약 447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하며 주요 자산 중 유일하게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와 같은 흐름은 직전 주 약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순유입과 대조를 이룬다.
연초 이후 누적 흐름은 더욱 엇갈린다. 엑스알피(XRP)는 이번 주 유출에도 불구하고 연초 누적 기준으로 1억2300만 달러(약 1,831억 원)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 솔라나(SOL)도 연초 이후 1억7000만 달러(약 2,531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이더리움(ETH)은 여전히 연초 이후 3억4000만 달러(약 5,062억 원)의 순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체감 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이란과 관련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는 9일 기준 8점을 기록하며 '극도의 공포' 구간으로 하락했다. 코인셰어스는 단기적으로 횡보(통합) 국면에 무게를 두면서도 "거시 환경이 단순히 우호적이지 않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위험자산 선호에 양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도 지정학적 환경이 비트코인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하며,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암호화폐 ETP 총 운용자산(AUM)은 1,354억 달러(약 201조 6,978억 원)로 반등했지만, 연초 이후 전체 ETP의 누적 자금 흐름은 4500만 달러(약 670억 원) 수준에 불과해 시장이 아직 '방향성 회복'보다는 '충격 이후 안정화'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