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연관된 해킹 사건, 상반기 1조6천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 탈취
2023년 상반기,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해킹으로 인해 총 11억 달러, 즉 약 1조6천억원이 탈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북한과 연계된 공격으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절반을 넘는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인 블록에이드가 28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온체인 보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총 212건의 가상자산 익스플로잇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수치는 지난해 연간 발생 건수의 세 배를 넘어서며 반기 기준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확인된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사건은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의 하위 조직으로 알려진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피해는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플랫폼인 켈프다오에서 발생한 해킹으로, 탈취된 금액은 2억9천200만 달러, 즉 약 4천264억원에 이른다. 또한, 또 다른 디파이 플랫폼인 드리프트 역시 12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사이에 2억8천500만 달러, 약 4천161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15억 달러 규모의 해킹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북한 연계 조직의 대규모 공격 역량이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현재 해킹 수법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스마트 계약의 취약점이 해킹 경로로 지목됐으나, 2023년 상반기에는 개인 키, 전자 서명, 브릿지 인프라, 백엔드 시스템 등 운영 전반의 약한 고리를 겨냥한 공격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운영 시스템을 겨냥한 해킹으로 발생한 피해가 전체의 74%에 달한다고 설명하였다. 이는 단순한 코드 점검으로 보안을 확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했음을 의미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보안 체계가 현재의 위협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자산 토큰화 및 온체인 결제 등 제도권 금융과 접목된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보안의 범위도 이에 상응하게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블록에이드는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들이 자산 보관 시스템은 물론 권한 부여, 거래 승인 및 실행 과정 전반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공격자들은 단순히 프로그램 코드만 타겟팅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움직이는 접근 경로와 관리 체계 전체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보안 위협의 증가는 가상자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보안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기관과 플랫폼 사업자 모두 운영 인프라 전반에 대한 투자 및 점검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