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달러 규모 AI 금융 플랫폼 출범, 장부 밖 부담 증가
엔비디아는 10일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KKR, 골드만삭스와 협력하여 5000억 달러(약 710조 원) 이상의 AI 컴퓨트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발표문에서 "AI에서 컴퓨트는 매출"이라고 언급, AI 컴퓨트를 단순한 서버 구매가 아니라 장기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인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AI 연구소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대규모 컴퓨트 시설을 이용하는 한편, 금융기관이 고유한 자본 풀을 조성하는 구조다. 엔비디아는 이 과정에서 칩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제공한다. AI 팩토리는 GPU, 네트워크, 전력, 냉각 및 소프트웨어를 통합하여 대규모 AI 연산을 지원하는 데이터센터형 인프라를 대상으로 하며, 초기 투자에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고 수익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핀코(PIMCO)는 7월 16일 팟캐스트를 통해 2026년과 2027년의 AI 설비 투자 규모가 1조6000억 달러(약 2272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핀코는 이 중 상당 부분이 채권시장에서 조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AI 관련 자본 지출이 운영현금 흐름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부채 기반 투자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무제표에 명시되지 않은 부담 역시 증가하고 있다. 핀코는 5월 15일 기준으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2026년 설비 투자 추정치가 6900억 달러(약 980조 원), 2027년에는 8700억 달러(약 1235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10-Q 공시에서는 아직 장부에 반영되지 않은 미래 리스 약정이 8220억 달러(약 1167조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리스와 구매 약정은 즉시 차입금으로 인식되지 않지만, 향후 현금 유출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구매 약정과 골드만삭스의 리스 의무가 각각 1조5000억 달러(약 2130조 원)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설비 투자, 리스, 구매 약정 등으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동일한 위험도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시장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형 기술기업은 자체적으로 생성한 자금을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감당해왔으나, AI 모델 경쟁이 전력, 토지, 서버, 메모리 및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수요를 가중시키면서 채권 발행, 장기 임대, 특수 목적 법인 및 사모 대출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구글과 메타와 같은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하는 방식 외에도 보증, 임대 및 파트너십을 통해 인프라 부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무시할 수 없다. 엔비디아는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5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및 메모리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SK텔레콤은 최대 2기가와트 규모의 엔비디아 베라 루빈 DSX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첫 AI 팩토리를 2027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와 엔비디아, 브룩필드는 세종 데이터센터에 대한 DSX AI 팩토리 구축 규모를 2028년까지 55메가와트에서 200메가와트로 확장할 방안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는 대규모 전력, 데이터센터 및 GPU가 결합된 AI 인프라가 새로운 자산군으로서 장기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고 믿는 반면, 다른 측에서는 공급자가 고객의 구매 여력을 키우는 순환 금융 및 벤더 파이낸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핀코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1990년대 통신망 투자보다 더 규율적이고 자금 조달 가능성이 높다고 이동 가능성을 봐주고 있지만, 실제 수익화 속도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최종적으로, AI 인프라 금융의 가장 큰 쟁점은 수요의 크기보다는 현금 흐름의 확인에 있다. 데이터센터와 GPU는 먼저 구축되고 그 후 매출이 검증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부상 부채, 리스 약정, 사모 대출 및 구매 약정을 분리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