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가격이 횡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데이터 기반의 정기 매수 전략인 적립식 매수(DCA)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보고서에서 감정 없는 알고리즘에 기반한 DCA 전략이 비트코인 투자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와 같은 가격이 실현가 하단 부근에서 형성되고 있는 상황은 매수를 확대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DCA 전략은 시장의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해 사전에 정해진 금액을 일정한 주기로 분할 투자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강조된 전략은 단순한 시간 기반이 아니라 실현가(Realized Price)를 중심으로 매매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현가는 각 비트코인이 마지막 거래된 평균 가격으로, 단기 보유자들이 평균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수준을 지표로 삼게 된다. 이 전략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1주~1개월 실현가보다 낮을 때만 지속적으로 매수하며, 이를 통해 감정적 판단을 배제하고 데이터 기반의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

크립토퀀트 소속 애널리스트 보리스베스트(BorisVest)는 “현명한 DCA 전략은 시장에서의 FOMO(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로 인해 발생하는 고점 매수를 방지하고, 공포에 따른 저점 매수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데이터 중심의 거래는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안정성과 수익률을 높이고, 감정적인 결정들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략은 실현가보다 낮은 가격 구간에서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함으로써 평균 매입가를 조절하게끔 설계됐다.

현재 1주~1개월 실현가는 약 11만 7,700달러(약 1억 6,330만 원)로, 비트코인 가격은 그보다 소폭 높은 11만 7,760달러(약 1억 6,341만 원)에서 등락 중이다. 실현가와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해 비트코인 누적 매수의 좋은 시점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다만 가격이 실현가를 넘어 확실히 상승할 경우, 투자자는 기존에 보유한 물량을 점진적으로 매도하며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감정 대신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한 매수 및 매도 전략은 전통적인 투자 방식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제시한다. 특히 비트코인 시장은 항상 높은 변동성과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는 자산군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은 경제적인 변수나 시장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발표와 같은 거시경제 요인에 대해 덜 민감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크립토포테이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틀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에서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로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저점에서 약 12만 BTC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이 여전히 축적 국면에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지표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더 강력한 축적세가 형성되지 않으면 상승세가 뚜렷한 지지선 없이 꺾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실현가 기반 DCA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현재 구간이 심리적 저점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