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서 기록적인 매도세가 발생하면서 시바이누(SHIB)의 소각률이 하루 만에 99% 가까이 급락했다. 이번 사건은 사상 최대 규모의 파생 청산으로, 투자자들은 단 하루 사이에 약 27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손실 보게 되었다. 이러한 소각량의 급감은 시바이누 생태계의 수요 측면에서도 상당한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이내에 전 세계 167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청산되었으며, 청산 총액은 약 193억 8,000만 달러, 즉 한화로 약 26조 9,382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 FTX 붕괴 사태 당시보다도 10배 이상 많은 금액으로, 실질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거래소에서는 단일 주문으로 약 2억 336만 달러에 해당하는 이더리움(ETH)-테더(USDT)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시장 충격은 시바이누의 소각률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SHIB 소각 데이터 플랫폼인 시브번(Shibburn)에 따르면, 하루 기준 소각량은 단 6만 9,420 SHIB에 그쳤으며, 이는 평소보다 무려 99.29% 감소한 수치다. 일주일 동안 소각된 SHIB 토큰은 총 4,980만 개로, 전주 대비 28.7%나 감소하였다.

시바이누의 가격은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10일 기준으로 SHIB는 약 0.00001025달러에서 거래되었으며, 하루 사이에 약 15% 하락, 주간 기준으로는 18% 가까이 감소하였다. 특히 이날 SHIB 가격은 2024년 1월 이후 최저치인 0.0000085달러로 떨어졌다가 일부 회복된 상황이다.

다만, 거래량은 급증했다. 24시간 기준으로 SHIB의 거래량은 74조 8,500억 개에 달하며, 거래대금은 약 7억 8,554만 달러, 즉 한화로 약 1조 916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일 대비 367% 증가한 수치로,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단기 매수·매도 세력의 활동이 크게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코인베이스의 이사인 코너 그로건(Conor Grogan)은 "이번 하락장은 알트코인 역사상 최악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로 봐야 한다"고 평가하며, "2022년의 FTX 붕괴조차 이번 청산 수준에 맞먹지 않는다"며 시장 붕괴의 심각성을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급작스러운 금리 변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비트코인(BTC) ETF 승인 지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번 대규모 청산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은 암호화폐 시장의 지속적인 변동성과 리스크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으며, 특히 시바이누와 같은 밈코인 생태계의 펀더멘털 약점이 재조명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 심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