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공급망 통제를 위한 '칩스법 2.0' 제정 추진…벌금 부과 및 계약 개입 방안 포함
유럽연합(EU)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칩스법 2.0'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기존 계약을 무시하고 특정 주문을 우선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 또한, 공급망 생산 역량 관련 정보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최대 30만 유로(약 5억2427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 법안을 통해 무기, 의료기기, 디지털 인프라 등 핵심 제품의 공급을 지키고자 하고 있으며, 공동 구매를 통해 회원국 간의 경쟁을 줄이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구매 방식을 참고하여 여러 회원국을 대신하는 역할을 해 중앙 집중적인 구매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칩스법 2.0은 기존의 칩스법이 목표한 반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자, 새롭게 추진되는 법안으로, 유럽 기업의 육성과 미국 및 아시아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을 담고 있다. 현재 EU의 반도체 생산 비중은 10% 미만이며, 세계 시장에서 2030년까지 두 배로 증가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법안 초안에 따르면, 2035년까지 약 1200억 유로 규모의 민관 투자 유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인공지능(AI) 칩과 3나노 첨단 칩 생산을 위한 신규 파운드리 건설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국가와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통신, 방산, 자동차 분야의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업체와 연결되어 각 산업의 수요에 맞춘 기술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법안은 오는 주 중 제출될 예정이다. 다만, 초안 상태인 만큼 내용을 수정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칩스법 2.0'이 발효될 경우, EU는 반도체 공급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을 확보하게 되며,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