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 유럽 대형 운용사 "거품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면서 ‘인공지능(AI) 버블’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지만, 글로벌 자산운용업계는 이를 과열 국면으로 보지 않고 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신흥시장 전략 총괄 알레시아 베라르디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의 관점에서는 버블이 아니다"라며 "이들 기업의 실적 기대치는 높지만, 예측되는 이익 수준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여전히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대만의 기술주들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단순히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랠리가 끝났다고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올 한 해 동안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신흥국 주식시장은 거의 25% 상승했다. 베라르디는 AI 인프라 구축에 오는 2030년까지 약 5조 달러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반도체, 서버, 하드웨어 공급망 기업들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언급했다.
하지만 아문디는 아시아 기술주에 대한 향후 방향은 미국의 AI 투자 사이클에 크게 의존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알파벳 등 미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와 같은 기업들은 그런 혜택을 받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최근 이란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위원회(Fed)의 금리 인상 전망이 커지고 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AI 관련 대규모 시설 투자의 투자 수익률 기준이 높아질 수 있어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조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라르디는 아시아 기술주의 전망이 여전히 미국의 투자 사이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하며, "연방준비위원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변화하면 아시아 기술주 거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포함한 여러 신흥국이 이란 전쟁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책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흥시장(EM)과 선진시장(DM) 간의 격차 축소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