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팬츠, 입고 30분 만에 낙상…'죽음을 초래할 뻔 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플로위 와이드 레그 팬츠(Flowy Wide-leg Pants)'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죽음의 바지'라는 별칭으로 알려지며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팬츠는 45.90달러(약 6만 8000원)에 출시되었으며, 100% 폴리에스터 소재로 제작되어 부드러운 실루엣과 편안한 밴딩 허리선, 주머니 기능 등을 갖추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용자들 사이에서는 예상치 못한 낙상 사고 경험담이 쏟아졌다. 대다수의 후기는 이 팬츠의 넓은 바짓단이 걷는 동안 반대쪽 발이나 신발 아래로 들어가 균형을 잃게 해 넘어졌다는 내용이다. 특히, 자갈길이나 계단, 그리고 건널목 등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잇따르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캐나다의 엘린 코스타는 C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바지를 입고 나가고 30분도 되지 않아 넘어져 손목이 부러졌고, 6주 동안 깁스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관자놀이가 찢어져 봉합 치료를 받았고, 안경과 애플워치까지 파손됐다"고 덧붙였다. 암스테르담의 기슬렌 엥겔 또한 "외출 10분 만에 세 번이나 넘어질 뻔 했다"고 설명하며, 바짓단을 들고 걸어야 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틱톡 사용자 홀리 길머는 무릎 골절로 휠체어를 타고 퇴원하는 모습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사고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팬츠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Y2K 패션과 '콰이어트 럭셔리(절제된 고급스러움)'의 트렌드가 더해져 많은 소비자들이 이 바지를 찾고 있다. "예뻐서 포기할 수 없다"며 바짓단을 묶어 착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후기들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특정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퍼들 팬츠(Puddle Pants)'가 넓고 긴 바짓단으로 인해 위험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다. 패션 디자이너 에밀 비달은 "이러한 긴 바지가 자전거 체인이나 에스컬레이터 같은 기계장치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일리스트 클레어 챔버스 역시 바짓단의 폭이 넓을수록 넘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용자들은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이 팬츠를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상황을 "사진 속 스타일과 실제 착용 경험 사이의 괴리"로 분석하며 패션이 시각적 이미지 중심으로 소비되고 실제 기능성이 간과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기장으로 수선을 하고,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는 바짓단을 살짝 들어 올리는 등의 일상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선호하는 패션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착용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은 패션 업계에 중요한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