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산력 거래 시대 개막, GPU 선물 계약 출시
오는 10월 5일, 인공지능(AI) 기술의 필수 요소인 연산력(컴퓨팅 파워)을 원유와 전기처럼 거래할 수 있는 선물 계약이 등장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그룹은 GPU 시장 정보 전문 업체인 실리콘데이터와 협력하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 임대료를 기초 자산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금융 상품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계약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지나서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신규 선물 계약은 엔비디아의 'H100' 칩과 최신 '블랙웰 B200' 칩의 임대 가격을 추종하며, 실리콘데이터가 집계하는 시간당 GPU 임대료 지수를 기준으로 설정된다. 이 계약은 GPU를 한 달간 임차하는 비용을 표준화하여 거래할 수 있게 하여, 실제 GPU 임대 시장에서 발생하는 가격 변동성을 반영하게 된다.
CME그룹의 피트 키비 에너지·환경상품 글로벌 총괄은 "컴퓨팅은 AI 시대의 새로운 통화가 될 것"이라며, "원유가 현물 거래에서 파생상품 시장으로 확장된 것처럼, 컴퓨팅 또한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I 인프라의 가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새로운 금융 생태계 도래를 예고하는 발걸음으로 풀이된다.
AI 연산력은 최근 기업들이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자원이 되었지만, 그에 따르는 가격 기준이 부족했다. 이는 동일한 GPU 용량을 구매하더라도 계약 주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를 야기해 왔다. 카먼 리 실리콘데이터 CEO는 "과거에는 동일한 GPU 능력을 가진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가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GPU 선물이 모든 사용자가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거래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선물 시장의 출현은 AI 개발업체 및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에게 GPU 임대료가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향후 연산력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AI 기업들은 이러한 선물 계약을 통해 비용이나 수익을 조정할 수 있다.
이번 선물 상품은 AI 인프라 금융 생태계의 확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AI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기업의 주식이나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GPU 선물 계약을 통해 이들은 직접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도 AI 연산력의 변동성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일각에서는 AI 연산력이 새로운 자산군으로 자리 잡게 될 경우, 향후 GPU 선물 가격이 AI 산업의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변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투자가 보편화될 경우 GPU 임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엿보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AI 인프라와 금융 시장을 연결하기 위한 50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로, 다양한 금융 상품들이 새로운 시장 환경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