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이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18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24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채권 발행은 올해 미국 기업의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채권은 만기가 40년인 상품을 포함해 총 6가지 종류로 발행됐다. 특히 40년물은 유사 만기의 미국 국채 대비 1.37%포인트가 높은 금리에 설정됐다. 채권에 대한 매입 수요는 총 8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채권 발행은 오라클이 오픈AI 및 메타 플랫폼과 같은 고객사와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특히 오라클은 최근 오픈AI와 약 5년 동안 300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이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오라클은 오픈AI와 소프트뱅크 그룹과 함께 앞으로 4년간 50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첫 번째 거점인 텍사스주 애빌린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는 이미 가동을 시작했으며, 나머지 7개 동도 완공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내 추가 데이터센터가 두 곳, 뉴멕시코에 한 곳, 오하이오에 한 곳, 중서부 지역에 한 곳이 예정되어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주요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져 있던 오라클은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대규모 투자로 클라우드 계약을 더욱 강화하고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4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매출은 33억5000만달러로 55% 증가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에서 아직 이행되지 않은 '잔여이행의무(RPO)'가 455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359% 성장을 기록한 수치이다.

이번 채권 발행에 대한 결정은 최근 클레이 마구어크와 마이크 시실리아를 새로운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 것과도 연결된다.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리더십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단기적인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