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내각, 안보·경제·한일관계 등 중첩된 과제들 직면
일본의 신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최근 총리로 공식 선출되면서 일본의 정치 상황은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자민당과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연립정부를 구성했으나, 두 정당의 의석 수는 국회 과반에 미치지 못해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다. 특히 일본유신회는 새 내각에 각료를 파견하지 않으며, 협력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로 인해 다카이치 총리는 정치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다수의 경제적, 안보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의 첫 번째 과제는 일본 내부의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전임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의 중도 사퇴는 물가 급등과 실질임금 정체로 인한 민심 이반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일본 경제는 과거 30년 동안 정체된 상황에서 최근 몇 년 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임금 인상과 세금 감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카이치 총리는 연 소득 103만 엔 소득공제 한도 확대를 약속하며 실질소득을 증대시키고 가계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는 국내 경제 대책 수립을 국무회의의 첫 안건으로 지시하며 물가 상승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이전 정권의 물가 대응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적 위기 속에서 그의 외교 역량도 시험받는 상황이다. 오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 측 요구에 맞춰 ‘안보 3대 전략문서’의 조기 개정을 지시한 상태로, 이는 방위비 증액에 대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외교적 행보는 다카이치 총리가 공약으로 내세운 ‘일본 우선주의’ 노선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과도하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일본 내에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요구가 ‘재팬 퍼스트’ 정책과 충돌할 위험이 있으며, 일본 내 지지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자민당의 정치적 신뢰 구축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리고 한일 관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시바 내각 하에서 개선되었던 한일관계가 다카이치 총리의 행보에 따라 다시 경색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기대하며, "한국은 일본에 있어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과의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한국 문화에 대한 개인적 애착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군국주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이력이 있어, 국내 정치를 의식한 변화의 시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르몽드는 한일 간 역사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새로운 리더십이 개선을 약속하더라도, 국내 정치적인 색채가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다양한 내외부의 복잡한 과제가 다카이치 내각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