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푸틴 달력, 차분한 이미지와 인용문으로 구성돼 출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2026년도 달력이 출시되었다. 이 달력은 푸틴 대통령을 다양한 모습으로 조명하며 국가의 아버지, 강한 지도자, 종교인, 스포츠애호가 등의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매년 이 시기 러시아에서는 유명인 달력이 판매되며, 그 중에서도 푸틴 대통령이 가장 두드러진 인물로 손꼽힌다.
2026년도 달력은 매달 다른 사진과 함께 푸틴 대통령의 순수한 인용문이 실려 있다. 1월에는 스키를 타는 모습과 함께 "러시아의 국경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라는 발언이 포함되며, 2월에는 유도 기술을 사용하는 장면과 함께 "나는 비둘기지만 매우 강한 쇠 날개를 갖고 있다"는 문구가 실린다. 이러한 구성은 푸틴 대통령을 '사계절의 남자'로 구체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피오나 힐 연구원은 이 달력이 푸틴 대통령을 더욱 상징적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가 강력하고 안정적인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발산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달력 속 언급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암시하고, "지난 2~3년간 러시아는 더욱 강해지고 있고 진정한 주권 국가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도 담고 있다.
이번 달력은 상업적으로 제작된 여러 출판사에서 각 3.50달러(약 5,000원)로 판매될 예정이다. 학교와 우체국, 관공서, 가정집 등에서 보편적으로 걸리는 이 달력은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를 여러 각도로 그려내며, 러시아 사회에서의 그의 통치 기간 동안 대중이 인식하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달력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전통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상반신 노출 사진이 제외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승마나 낚시 장면에서 맨몸을 드러내며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해왔으나, 이번 달력에는 그러한 이미지가 사라졌다. 대신 그는 피아노 앞에서 정장을 입고 사색에 잠긴 모습, 또는 사냥복을 차려입고 "내 활력 레시피: 적게 자고, 많이 일하고, 불평하지 말라"라는 조언을 담은 장면이 포함되었다.
푸틴 대통령의 달력은 2000년 처음 등장했으며, 2011년부터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일부는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여학생들이 푸틴을 찬양하는 문구가 담긴 달력을 제작하는 등, 달력이 다양한 사회적 반응을 불러 일으킨 사례도 존재한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헌법을 수정하여 2036년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러시아인들은 그의 달력을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푸틴 달력은 지속적으로 그의 대중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