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자업계 1위 가루비, 중동 리스크로 흑백 포장으로 전환
일본 제과업체 가루비가 중동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여 주요 제품의 패키지를 흑백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국제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발생한 인쇄 잉크 및 포장 자재 공급의 어려움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루비는 25일부터 '포테토칩 우스시오맛', '콘소메 펀치', '노리시오', '갓파에비센'과 같은 14개 인기 제품의 포장을 기존의 컬러 인쇄에서 흑백 2색 인쇄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가루비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재 중동의 정세 긴장으로 인해 포장재 공급망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해짐에 따라, 기타 일본의 식품 및 음료 산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토햄요네큐홀딩스의 우라타 히로유키 사장도 최근 결산 발표에서 알록달록한 패키징이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하며 흑백 포장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가루비는 7월 출시 예정였던 '사우어크림 맛' 신제품 또한 연기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중동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됨에 따라 일부 원재료의 조달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 나프타는 다양한 포장 소재에 필요한 핵심 원료로, 원유의 정제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으로 플라스틱 필름, 인쇄 잉크, 접착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나프타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 식품 및 음료 업체들도 현재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내 대기업들은 6월까지 일부 포장재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더 이상 구매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현재 식품 포장용 필름 및 잉크 가격은 20~30% 상승한 상태여서, 중소기업들은 '5월이 한계'라는 긴박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런 포장재 부족 현상은 단지 일본의 과자업계에 그치지 않고, 화장품 및 의약품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화장품 용기, 라벨, 의약품 포장재는 석유화학 원료 기반으로 제조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식품 및 화장품 기업에도 부담을 주며, 생산 차질과 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태를 우려하며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식품 및 의약품의 대체 포장재 사용을 위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나프타의 우선 공급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대응이 포장재 부족 현상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가루비의 흑백 포장 전환은 단순한 원가 절감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인한 포장재 공급망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로 볼 수 있으며, 향후 일본의 여러 소비재 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