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 시도, 법원에서 또다시 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인상하려는 시도가 법원에서 기각되었다. 24일(현지시간) 보스턴 제1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수료 인상을 위한 법적 권한을 충실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며, 이를 구속하는 1심 판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법원은 민주당 대통령이 임명한 3명의 연방판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정에서 수수료 인상의 정당성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인상이 법적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를 시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H-1B 비자 수수료를 100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H-1B 비자는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되며, 매년 85,000건이 새로 발급된다.
미국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H-1B 비자 수수료를 대납해 왔으며, 비자를 통해 채용된 직원들은 약 3년에서 6년간 일한 후 영주권을 신청하곤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수수료 인상을 결정하자, 여러 민주당 소속 주 법무장관들은 이에 반대하여 소송을 제기하였고, 캘리포니아주 등을 포함한 20개 주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1심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수수료 인상을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적인 세금으로 간주하며 위법 판결을 내렸고, 이날 항소심 법원도 이러한 판단을 재확인했다. 수수료 인상 이후 H-1B 비자 신청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사실이 법원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번 소송의 결과는 H-1B 비자 시스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자 수수료가 지나치게 인상될 경우,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외국인 직원을 채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법원 판결 이후, 백악관은 본 사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는 법적으로 정당성을 얻지 못한 채 좌절되었으며, 이는 미국의 것으로 여겨졌던 전문가 비자 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앞으로 H-1B 비자 제도의 변화는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이며, 그 결과는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