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위기 속에서 태양광이 유럽 전력망을 지켜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강수 부족으로 유럽의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들이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발전이 전력망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발표되었다. 최근 영국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의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이 심화되면서 유럽 전역의 전력 수요는 급증했으나, 태양광 발전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이 위기를 타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헝가리의 전력 수요는 평소와 비교해 26% 급증했으며, 이탈리아가 22%, 프랑스 11%, 스페인 8%의 수요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력 수요의 급증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동해야 할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들이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잇따라 멈춰 서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원전 발전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이들 국가의 유일한 원전은 각각 40%와 15%의 전력 생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수위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완전 정지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 역시 원전 가동 중단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 규제에 따라 강물에 배출해야 하는 냉각수의 온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원자로 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체 발전 용량의 43%에 달하는 29GW의 원전 설비가 7월 초 기준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영국 내에서도 6개의 가스 발전소가 출력 감축을 보고했으며, 이는 전체 공급량 2.5GW 감소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포강의 수위 변화가 화력 설비의 최대 32%까지 가동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전력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어긋나면서 전력 도매가격이 급등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의 폭염 기간 동안 헝가리에서는 가격이 119%, 프랑스는 44%, 이탈리아는 13%, 스페인은 7% 일평균 가격이 상승했다. 귀결적으로, 6월 24일에는 프랑스에서 메가와트시(MWh)당 313유로로, 이탈리아는 285유로까지 치솟으며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위기 속에서 태양광 발전이 전력 수급을 견고히 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태양광 발전은 폭염과 맑은 날씨 덕분에 평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며, 유럽연합(EU) 전역의 태양광 발전량은 올해 6월 52TWh, 7월 55TWh로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발전량의 25%를 차지하며,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4분의 1을 넘어섰다.
엠버의 보고서는 "바닥에 두고 있는 태양광 패널 중 일부는 6월 폭염 동안 하루 에어컨 한 대를 5시간 가동시킬 수 있는 전력을 생산했으며, 이는 일상의 에너지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드는 저녁 시간대에 전력 수급 불균형이 유발되면서 가격이 다시 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엠버는 배터리 저장 장치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하였다. 크리스 로슬로 엠버 에너지 분석가는 "태양광 발전이 여름철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지만, 진짜 도전은 해가 진 뒤에 시작된다"면서, "배터리 저장 시스템은 유럽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가장 훌륭한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의 에너지 정책이 향후 태양광과 재생 가능 에너지로 이동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