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공항이 정체불명의 드론 출현으로 인해 이틀 연속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었다. 3일 오후 9시 36분(현지시간) 공항 측은 모든 활주로를 폐쇄했다고 발표했으며, 연방경찰은 드론 두 대를 목격했지만 신원 확인이 이루어지기 전에 드론은 사라졌다.

4일 오전 7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단계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나,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있었다. 공항 폐쇄로 인해 뮌헨행 항공기 23대가 다른 공항으로 우회하였고 12대의 비행기가 취소됐다. 출발하는 항공편 중 46대도 취소되면서 약 6,300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었다. 뮌헨공항은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독일 내에서 가장 큰 공항 중 하나로, 바로 전날인 2일에도 드론 출현 신고로 운항이 중단된 바가 있었다.

유럽연합(EU)은 공항 및 군사 기지 등 핵심 인프라 시설 근처에서의 드론 비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폴란드에서의 러시아 드론 격추 이후 유럽 전역에서 의심스러운 드론 출현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덴마크의 코펜하겐, 올보르, 빌룬드를 포함한 5개의 공항과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이 임시로 폐쇄되었고, 전날에는 체코 프라하의 바츨라프하벨 공항에서도 드론 신고가 접수되었다.

EU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드론 방어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지만, 발트 3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자금 지원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그리스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1일 유럽 정상 회의에서 방어 프로젝트의 혜택은 동유럽 국가들뿐 아니라 EU 전체에 분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은 완벽한 방어선을 가질 수 없다"며, 3000km에 이르는 러시아와 EU의 국경을 완벽하게 방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유럽의 반응을 과장된 히스테리로 치부하며, 이는 NATO의 군비 증강을 위한 구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유럽의 주장을 UFO 목격담에 비유하며, 드론을 추가로 보내지 않겠다고 조롱하며 대응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EU 내에서 대응 태세를 시험하여 지역 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EU 집행위원회의 드론 방어 벽 구상이 첫 드론 공격을 요격하기에도 앞서 균열 조짐을 보인다고 주목하며, 실현 가능성과 비용 외에도 EU가 회원국의 국방 정책을 통제하려고 한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