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현대판 로빈후드' 등장, 집단 절도 후 공동 냉장고에 기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약 60명의 활동가들이 '현대판 로빈후드'를 자처하며 유기농 식료품 매장에서 집단적으로 물건을 훔쳐 지역의 '공동 냉장고'에 기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급속히 상승한 식품 물가에 대한 항의의 일환으로 이러한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으며, 경찰은 절도와 재물손괴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
사건은 4일(현지 시간) CNN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골목의 로빈들'이라는 이름의 단체의 활동가들은 전날 밤 몬트리올 한 지역의 유기농·건강식품 매장에 진입해 계산하지 않은 식료품을 들고 나왔다. 이들은 영국의 전설적인 의적 로빈후드를 연상시키는 깃털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훔친 식료품은 도심 곳곳에 설치된 '공동 냉장고'에 기부되었다. 이러한 공동 냉장고는 누구나 음식을 넣고 필요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운영되는 공유 공간이다.
단체 관계자는 이번 행동의 목적이 치솟는 식품 가격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이윤을 추구하는 슈퍼마켓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일을 하며, 모든 수단이 정당화된다"며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호소하였다.
범행 장면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하게 공유되었으며, 이 영상에는 매장을 습격하는 장면과 함께 1938년 '로빈 후드의 모험' 오프닝 크레딧이 교차 편집되어 있었다. 또한 마스크를 쓴 활동가들이 보안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스프레이를 뿌리고 물건을 챙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매장 외벽에는 "이윤은 꺼져라"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어 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데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
캐나다의 최근 1년간 식품 물가 상승률은 4.7%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두 배가 넘는 심각한 수치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주민들의 생활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경찰은 피해 규모가 수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으나 경찰은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활발히 수사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골목의 로빈들'이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그들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또 다른 식료품점을 찾아 음식을 훔친 후, 일부를 포장하여 인근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 두고 간 바 있다. 이러한 조직적인 운동은 물가 상승에 대한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저항으로 볼 수 있으며, 당국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여겨 수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