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전쟁 희생자들와 함께하는 특별한 헬멧 착용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헬멧에 전쟁 중 희생된 동포들의 얼굴을 새기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그는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이 특별한 헬멧을 착용하고 연습 주행을 마친 후 로이터와 인터뷰를 가졌다.
헤라스케비치는 헬멧에 그려진 분들의 일부가 자신의 친구였음을 밝혔으며, 이들 중에는 10대 역도 선수 알리나 페레후도바, 권투선수 파블로 이셴코, 아이스하키 선수 올렉시이 로기노프, 배우이자 운동선수인 이반 코노넨코, 다이빙 선수이자 코치 미키타 코주벤코, 사격 선수 올렉시이 하바로프, 그리고 무용수 다리아 쿠르델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헬멧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잊지 않고,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통해 계속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올림픽은 헤라스케비치에게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지만, 그의 올림픽 여정은 처음부터 의미가 깊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처음 참가했을 때부터,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정치적 의견을 표명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는 IOC의 정치적 시위 금지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계속해서 알리겠다는 강한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그의 헬멧 착용과 관련하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 간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IOC의 올림픽 헌장은 경기장에서의 어떠한 정치적 선전이나 시위를 금지하고 있어, 헬멧의 사용이 올림픽 규정에 적합한지 여부는 앞으로의 논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올림픽에서의 정치적 발언은 헤라스케비치만이 아니다.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 앰버 글렌 또한 성 소수자 지지를 표명하며 대표팀 점퍼 위에 성 소수자 핀을 달고 출전하는 등의 행동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과거의 정책 비판으로 인해 부정적인 반응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선수 헌터 헤스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하며,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것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키를 통해 자신의 고향과 가치를 대변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이러한 그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2026년 동계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선수들이 각자의 신념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헤라스케비치와 같은 선수들의 헬멧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그들의 소중한 기억과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매개체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