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식용유 구매 위해 튀르키예 국경 넘으며 경제 위기 심화
이란에서 식용유를 구하기 위해 튀르키예 국경을 넘는 이란인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전쟁과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겹쳐 생필품 조달이 점차 어려워진 데 기인한다. 특히 이란 정부가 올해 1월 재정난을 이유로 필수품 수입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식용유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된 상황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란 서부의 국경 지대인 튀르키예 카피코이 검문소에서 식용유를 사들이는 이란인들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그동안 담배나 소형 전자제품이 주요 거래 품목이었으나, 최근에는 올리브유, 해바라기유, 옥수수유 등 다양한 식용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경제는 국제 제재와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보조금 폐지 후 한 시민은 "보조금 정책이 사재기를 해온 마피아를 견제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다"며 "하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추러 튀르키예까지 와야 했다"고 토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의 물가상승률이 68.9%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198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한 시민은 "과거에는 500만 리알로 닭 5~6마리를 샀지만, 지금은 2200만 리알을 주고도 3마리밖에 살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경 인근 상인들은 전쟁과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예를 들어, 튀르키예 접경에서 5리터짜리 식용유 한 병을 약 10달러(약 1만 5000원)에 사 이란으로 들여오면, 병당 2달러(약 3000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저임금이 월 108달러(약 16만원)인 이란에서 상당한 수익으로 여겨진다. 이란의 한 상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식용유 4병을 사 고향에서 팔 계획”이라고 밝히며 “담배보다도 식용유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극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많은 이란인들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식량을 훔칠 수 있겠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의류 제조업에 종사하는 한 부부는 “전쟁 이전에도 고용 상황이 불안정해서 1년의 절반 이상을 실직 상태로 보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제재 압박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이란산 원유 운송 및 거래에 연루된 중국의 정유사와 해운사 등 약 40곳에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이 조치는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 전역은 전쟁으로 인해 인명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투의 40일 동안 미국의 공습이 1만 3000회 이상 발생했으며, 이스라엘의 공격도 4000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최대 각각 2000명가량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란의 경제는 현재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으며, 식용유와 같은 기본 생필품을 구하는 데마저도 국경을 넘는 상황은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란인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경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