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푸틴, 베이징에서의 세 번째 정상회담 개최… 북한군 지원에 감사 표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양자회담을 통해 북·러 간의 우호관계를 재확인했다. 이 회담은 2023년 9월 러시아 극동에서 열린 회담, 그리고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회담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된 것으로, 양국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준다.
3일 타스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전승절 기념 연회에 참석한 후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공식 회담을 진행했다. 크렘린궁 측은 두 정상이 리셉션을 마친 후 같은 차량을 타고 회담장으로 이동했다고 SNS를 통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보여준 용기와 헌신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북한군이 김 위원장의 지도 아래에서 쿠르스크주 해방에 기여했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러시아는 용감히 싸운 북한군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이후 약 1만5000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견하는 한편, 대규모 군사 장비인 탄도미사일과 포탄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군사적 지원은 양국 간의 긴밀한 군사 협력을 나타내며, 푸틴 대통령은 "모든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에서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체결된 전략적 동반자 협정 이후 북·러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형제의 의무로 받아들이고 반드시 짊어져야 할 책무"라며 "러시아를 돕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오전에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망루에서 자리를 잡았으며, 북·중·러의 최고 지도자들이 공식 석상에서 함께한 것은 1959년의 북·소·정 정상회담 이후 66년 만이며, 탈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렇게 세 나라의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국제 정치에서 중요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국제 사회와의 관계 설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러 간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대한 도전의 일환으로도 읽힐 수 있으며, 이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인 환경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