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혼인신고 증가…혼인편의 도입과 지방정부 장려책 효과 나타나
중국에서 올해 1~3분기 혼인신고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동안 혼인신고 건수는 총 515만2000건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74만7000건)과 비교해 40만5000건 증가한 수치다. 혼인신고 건수의 증가는 8.5%에 해당하는 큰 증가폭으로, 이는 결혼 기피 현상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혼인신고 건수의 증가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올해 5월부터 도입한 '혼인신고 조례'의 개정이 큰 역할을 했다. 이 조례에 따라 전국 어디서나 혼인신고가 가능해졌으며, 호적 증명서 없이도 신분증만으로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되어 편의성이 대폭 개선되었다. 이전에는 특정 지역의 호적지나 거주지에서만 신고가 가능했기 때문에, 이동 인구 특히 농민공(도시 이주 노동자)들에게 큰 장점이 되었다.
또한, 최근 관광지에서 혼인신고와 신혼여행을 함께 즐기는 '혼인신고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장과 하이난 지역에서는 이에 따른 관광 산업이 활발히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신장 사이람 호수에서는 1만1000건 이상의 결혼이 이루어졌고, 이 중 9000건 이상이 조례 개정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방정부에서도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29개 성에서 결혼휴가 기간을 연장했다. 특히 산시성과 간쑤성에서는 최대 30일의 결혼휴가를 제공하고, 저장성 일부 지역에서는 최초로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1000위안(약 17만 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후베이성 톈먼시는 신혼부부가 주택을 구매할 때 최대 6만 위안(약 1248만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혼인신고 건수의 증가는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왕펑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인구통계학 교수는 당국과 관영매체가 긍정적인 신호를 찾으려 하고 있지만, 통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결혼과 출산이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는 명확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에서 혼인신고 건수가 증가한 것은 정부의 정책 변화와 지방정부의 결혼 장려책이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근본적인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앞으로의 동향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