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메넨데스(53), 미국에서 친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인 메넨데스 형제의 동생이 가석방 심사에서 거부당했다. 1989년 메넨데스 형제는 자택에서 산탄총으로 아버지 호세 메넨데스와 어머니 키티 메넨데스를 살해한 사건으로 크게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당시 각각 21세와 18세였으며, 범죄 당시의 부유한 배경과 아버지가 엔터테인먼트 업계 고위 임원이었던 점이 더욱 충격을 더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에릭 메넨데스의 가석방을 '공공 안전의 위협'이라는 이유로 불허했다. 그는 최근 재심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서 '50년 이상 종신형'으로 감형되어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되었으나, 가석방 심사 결과로 향후 3년간 가석방될 가능성이 사라졌다.

가석방 심사 과정에서 에릭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범행 당시의 상황, 교도소에서의 변화를 상세히 진술했다. 그러나 심사위원 로버트 바튼은 에릭의 교도소 내 불법 행위를 지적하며 가석방이 거부된 이유가 범죄의 중대함이 아니라 교도소에서의 행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마약 밀반입, 휴대전화 사용 그리고 1997년과 2011년의 폭력 사건 등 여러 규칙 위반 사례를 나열했으며, "에릭 메넨데스는 모범수로 지낸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넨데스 형제는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아버지가 수년간 자신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부모가 자신들을 해칠까 두려워서 범행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 측은 이를 반박하며 아버지 호세 메넨데스가 아들들을 성추행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며 두 형제가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형제의 친척들은 그들이 이미 35년을 복역해온 만큼 가석방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사건은 1996년 재판이 종료된 이후에도 여러 다큐멘터리 및 드라마 등으로 다뤄졌다. 특히 지난해 9월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괴물: 메넨데스 형제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다시금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한편, 형 라일 메넨데스(56)에 대한 가석방 심사는 22일에 예정되어 있다. 메넨데스 형제의 사건은 비극적인 가족사와 복잡한 심리적 요소가 얽혀있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범죄와 처벌, 그리고 가족 내 폭력에 대한 깊은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