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 중 동남아와의 무역협정 체결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10월 아시아 순방 동안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더 많은 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말 아시아를 순방할 예정이다. 그 시점에 일부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기회를 이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 것도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6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언급하였다.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은 말레이시아가 아세안 정상회의 전에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이 말레이시아산 수입품에 적용하고 있는 관세율은 19%다.
반면, 한·중·일 등 주요 아시아 국가와의 세부 논의는 지연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와 관련해 '현금성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3500억달러(약 490조원) 대미 투자에 대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그 진의를 지금으로선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언급하였다.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인 다카이치 사나에는 5500억달러(약 766조원) 대미 투자의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관계 또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고율관세와 반도체 및 희토류 수출 제재를 통한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고 있으며, 다음 달 10일 종료되는 '관세 전쟁'의 휴전 기간 동안 물밑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뉴욕 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대중국 관세율 55%가 "괜찮은 현재 상태(good status quo)"라고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55% 관세가 우리의 거래라고 답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그리어 대표는 양국 교역을 더 자유롭게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의향을 드러냈으나, 대중국 관세율이 추가적으로 인하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됐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연방 대법원이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하더라도 자국 중심의 무역 기조를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으며, 법적 분쟁에 대한 대체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제시 크라이어 조지타운대 법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관계를 재편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며, 미국이 과거의 '개방 경제'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