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시 안전 위협 증가…외국인 관광객 사고 잇따라"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선로 건널목에서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에게 여전히 낯선 일본의 도로 및 교통 구조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 중 하나이므로, 이러한 이슈에 대해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닛케이 신문은 23일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건널목 안전사고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일본 정부가 다국어로 된 경고문과 안전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사고는 올해 초부터 잇따라 발생해, 특히 효고현 고베시 다루미구의 한 선로 건널목에서는 올해 1월 중국 국적의 여성 두 명이 차단기 내부로 들어갔다가 전철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지역은 아카시해협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인기 있는 카페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달에도 유사한 사고가 일본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사가현 아리타초에서는 대만 여성 한 명이 전동차와 충돌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에노시마에서는 홍콩에서 온 어린이가 전동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로, '오버투어리즘'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의 선로 건널목 수는 세계적으로 높은 밀도를 자랑하고 있으며, 2014년 말 기준 도쿄 23구에는 무려 620개에 이른다. 이에 비해 서울은 16개, 뉴욕은 48개, 파리는 7개에 불과하다. 현재 일본 전체의 선로 건널목 수는 약 3만2000개에 달하며, 일본의 교통망이 평지에 선로를 깔고, 지하 또는 고가가 아닌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선로 건널목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 사고를 경계하며, 여러 언어로 출입 금지를 알리는 포스터와 안내문을 주요 선로 건널목 및 역에 붙일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철도 사업자에게 다국어 안전 알림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교통 체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 조치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