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수소 연료전지 선박 개발에 첫 발을 내딛으며, 국제 인증을 통해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회사는 24일 프랑스 선급협회(BV)로부터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추진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설계인증(AIP)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은 차세대 친환경 추진 기술을 선보이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선박은 11만5000t급 원유운반선으로, 저온에서 신속하게 가동할 수 있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내부에 5㎿급 암모니아 분해 장비 2기와 2㎿급 연료전지 6기를 분산 배치하여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했다.

이 기술은 암모니아의 '크래킹' 과정을 통해 수소와 질소를 분리한 뒤,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로, 수소와 산소 간의 화학 반응을 활용하여 선박을 운동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국내 우수 기업의 기술을 적용하였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파나시아'는 크래킹 장비를 제작하였고, 경남 거제에 위치한 '빈센'은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국영 선사 MISC는 선박 운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프랑스 선급이 인증 및 평가를 맡아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 협업은 효율적인 기술 신뢰성과 경제성 평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 부사장은 "연료전지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중요한 추진 장치로, 삼성중공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증을 기반으로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앞서 이달 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가스텍(Gastech) 2025'에서는 '용융염 원자로(MSR)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8만㎥급 액화수소 운반선'의 기본 설계 인증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성과는 글로벌 해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친환경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에 매진하며,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