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인도네시아 간 무역협정 체결…대부분 상품 무관세 적용

유럽연합(EU)과 인도네시아가 거의 모든 상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는 포괄적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번 협정은 10년 넘게 이어진 협상 끝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에 대응하여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어느 한 교역 규모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저조했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 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교역 규모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협정을 통해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발효로 인해 전체 교역 상품의 약 96%에 대한 관세는 향후 5년 내에 0%로 인하될 예정이다. 특히, EU산 자동차에 부과되어 있던 50% 관세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며, 기계 및 전자제품에 적용되는 30% 관세도 빠른 시일 내에 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수출 규제와 관련된 여러 인허가 절차들도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및 식품류 또한 이 협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EU의 대인도네시아 수출을 최소 30% 늘려 약 30억 유로(약 4조 9360억원)의 추가적인 수출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니켈 수출 금지 조치는 이번 협정과 별도로 유지되며, 협정이 실제 발효하기 위해서는 EU 회원국과 유럽의회, 그리고 인도네시아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유럽의 수출업체들이 이번 협정으로 인해 약 6억 유로(약 9900억원)의 관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따라서 이번 EU-인도네시아 무역협정은 앞으로의 경제 동향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EU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수단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