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향해 갈라진 남미… 에콰도르 "미군 협력" vs 베네수엘라 "저항 선언"

에콰도르가 마약 밀매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개입에 맞서 강력한 저항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미군 기지 건설을 위한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실행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대한 승인을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했다. 투표에서 '외국 군사기지 또는 군사 목적 외국 시설 설치 금지 규정의 폐지'와 '정치 조직에 대한 의무적 예산 지원 중단'을 묻는 두 가지 질문이 제시된다. 두 사안 모두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
2008년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의 정부 아래 에콰도르는 외국군 주둔을 금지하는 헌법이 통과되었고, 이에 따라 2009년 미군은 에콰도르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현재 노보아 대통령은 마약 밀매 조직과의 전투를 강화하기 위해 다시 미군 기지를 필요시킨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는 갱단의 위협을 받는 도시들에 군을 배치하고 테러 단체로 마약 밀매 조직을 규정하는 강경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베네수엘라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강한 반감이 확대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하며, 국민과 정부가 단결해 제국주의 침공에 저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 주변 해역에 배치된 미국 전투기와 군함이 국가 주권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국제 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은 카리브해 인근 해역에 핵 추진 잠수함과 군함을 배치하고,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는 F-35 전투기를 전개해 베네수엘라의 에너지를 포함한 주요 자원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베네수엘라 군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기 사용법 교육을 실시하며, 유사시 군과 민병대가 공동으로 영토를 방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남미의 두 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각각 협력과 저항이라는 대립된 입장에 서 있는 상황에서, 국제 사회의 변화가 이들 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미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 간의 이 같은 대립은 앞으로의 국제 정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